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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리뷰/런던

[London] 런던 파이브가이즈 | 타워브릿지 & 런던 아이 야경

 작년 9월 초에 여행에서 만났던 친구와 런던을 다녀왔다. 저가 항공사인 Ryanair를 이용해서 비행기 표값은 왕복 47,98유로가 들었다. 원 가격은 35유로 정도로 저렴했는데, 맘 편하게 다녀오려고 기내 캐리어를 가져갈 수 있는 옵션을 선택하니 가격이 껑충 올랐다. 원랜 더 싼 가격인 9유로짜리도 봤는데 날짜를 고민하는 동안 놓쳐버리고 말았다. 인생은 타이밍이다...

 


 

 도착지는 London Stansted 공항이었다. 공항에서 런던 도심으로 가는 방법 중에 버스를 타는 것이 가장 싸다고 해서 Easy bus를 미리 예약해놨다. National express보다 Easy bus가 조금 더 싸다고 한다. 킹스 크로스 역 근처의 한인 민박을 예약해놨기 때문에 도착지도 그곳으로 설정했다. 

 

 공항에서 킹스 크로스 역까지 가는 버스 요금은 2.29 파운드이고, 반대로 킹스 크로스 역에서 공항까지 가는 요금은 4.59 파운드였다. 아마 공항가는 버스 시간이 새벽 5시였기 때문에 더 비쌌을 것이다. 

 

 

 

 

 티켓을 꼭 프린트하라는 말이 영수증에도 적혀 있었는데, 시간이 너무 없는 바람에 미리 티켓을 프린트하지 못했다. 공항에 도착해서 헬프 데스크에 프린트가 되냐고 물어봤는데 2 파운드였나 그 정도로 비쌌다. 그래도 취소하는 것보단 나을 것 같아 인쇄를 부탁드렸는데 자꾸 이메일 전송이 오류가 났다. 데스크의 아저씨께서 어떤 걸 뽑고 싶은 거냐 물어보셨고, 버스 티켓을 출력하려고 한다 말씀드리니 굳이 출력할 필요가 없다고 말씀하셨다(?!) 그냥 가서 모바일로 다운받은 티켓을 보여주면 된다고. 내가 감사하다고 말씀드리니 You're welcome, my dear이라고 하셨다. 나는 그때부터 런던이 좋아졌던 것 같다. 그 이후로도 런던에는 따뜻한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아무튼 후기들을 찾아봤을 때도 티켓을 프린트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하던데, 나는 폰으로 티켓을 보여주고 탔다. 

 

 

 한 시간 쯤 버스를 타고 킹스 크로스 역에 도착했다. 숙소에서 짐을 풀고 친구를 만나 방방 뛰었다. 4월달에 벚꽃 구경을 간 본에서 만난 친구였는데 오랜만에 보니 정말 반가웠다. 일단 첫날은 야경 보는 것만 계획했으므로 남은 시간 동안은 소호 거리를 구경하기로 했다. 교통권으로는 오이스터 카드를 충전해서 사용했다. 

 

 

 

 

 피카딜리 서커스 역에 내려서 말로만 듣던 그 큰 전광판을 보게 되었다. 와 이 디스플레이를 오다가다 몇 번 봤는데 가장 큰 화면에 방탄소년단이 나오더라. 인기가 정말 많구나 실감했다. 사실 내 탄뎀 친구도 방탄소년단을 좋아하는 아미다. 도서관에서 한글을 보고 먼저 말을 걸어줘서 이야기를 하다가 서로 독일어와 한국어를 가르쳐주기로 했다. 그 친구도 베를린 콘서트를 예매하려고 했는데 피켓팅(..)에서 지고 말았다고.

 

 

 

 

 여러모로 웅장한 느낌이 드는 건물들이 많았다. 독일과 비교하면 좀 더 세련된 디자인들이 많았다. 거리 꾸미기는 또 어떻게 그렇게 예쁘게 하던지. 이걸 보면서 더욱 느꼈다. 독일인들은 디자인에 대한 감각이 없다. 통일감도 없고. 더 신랄하게 말하라면 말할 수 있지만 말을 아끼기로 한다. 

 

 

 

 

 이 구조도 보면서 굉장히 독특한 느낌이었다. 스크립트북을 살만큼 좋아했던 영드 셜록의 배경을 걷고 있다니. 물론 지금은 그냥 그렇다. 런던까지 갔는데 베이커 가도 들르지 않았다. 같이 여행한 친구도 셜록에 별로 관심이 없어서였지만. 셜록은 시즌 2까지만 보는 걸로 합시다. 사랑했다 베니.

 

 

 소호 거리에 있는 Monky에서 어벙한 체크셔츠를 샀다. 밑에 있는 런던 브릿지 사진에서 입은 바로 그 옷이다. 가격은 25 파운드 했던 걸로 기억한다. 옷가게들이 즐비해서 쇼핑의 천국이라고 할만했다. 물론 우리는 아이 쇼핑을 위주였지만^^

 

 그런데 H&M에 갔을 때 조금은 기분 나쁜 일이 있었다. 친구가 옷을 입어보러 탈의실로 들어간 사이, 한 백인 남자가 내 옆을 서성이면서 "니하오" 하고 말하는 게 아닌가. 설마 나를 보고 말했을까 싶어 조용히 째려보고 있는데 그가 다시 결정적인 한방을 날렸다. "칭! 챙! 총!" 진절머리 나는 저 칭챙총.

 나는 그 남자에게 경멸하는 표정을 지으며 한 마디만 했다. "Shut up!" 내가 입을 열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던지 그 남자는 금세 다른 곳으로 도망갔다. 생각없는 놈. 다음에 똑같은 일이 생기면 레이시스트 있다고 소리를 질러야지. 

 

 

 

 저녁으로는 파이브 가이즈 햄버거를 먹었다. 쉑쉑 버거는 못먹어봤지만 그에 대적하는 햄버거라길래 제일 기본적인 메뉴로 먹어보기로 했다. 맛은 나쁘지 않았다. 햄버거는 그냥 햄버거 맛. 쉐이크는 맛있었다. 감자튀김이 꼭 맘스터치 감자튀김의 양념 맛과 비슷했는데 밀크 쉐이크를 찍어먹으니 정말 맛있었다. 

 

 

 

 

 

 저녁을 먹고 야경을 보러 타워 브릿지로 향했다. 숙소 바로 앞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30분 정도를 간 듯하다. 실제로 본 타워 브릿지는 정말 반짝반짝거렸다. 잔잔히 흐르는 템즈 강을 위로 런던의 집약체를 세워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다리였다. 적당히 쌀쌀한 날씨에, 사람들은 저마다 모여서 사진을 찍거나 맥주를 마시며 야경을 감상하고 있었다. 우리도 한참을 끝에서 끝까지 걷고 또 걸으며 야경을 봤다. 

 

 

 

 

 버스를 타기에도 좀 애매했기 때문에 타워 브릿지에서 한참을 걸어 런던 아이도 보러 갔다. 한때는 파란색의 런던 아이였다고 하는데, 그게 후원사가 펩시에서 코카 콜라로 바뀌어서 그렇다는 말을 들었다. 믿거나 말거나. 

 

 

 

 

 첫날은 이렇게 야경을 실컷보다 숙소로 돌아와서 잠을 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