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 오기 전, 내가 맞닥뜨려야 하는 이 나라가 어떨지에 대해서 찾아보기도 하고 사람들에게 물어도 봤다. 하지만 백문이 불여일견. 전해 듣는 모습은 막상 접하는 것과는 괴리감이 있기 마련이다. 오고나서 겪었던 '문화 차이'를 나열하자면 끝도 없겠지만, 지금 막 생각나는 걸 적어보자면 다음과 같다.
* 개인적 견해가 섞여있음 *
1. 화장실 세면대에서 양치질을 하지 않는다.
이건 독일에서 뿐만이 아니라 유럽 전역에서도 해당되는 일인 것 같다. 나는 점심을 먹고 나면 늘 개인 칫솔을 들고 다니며 양치를 하곤 했다. 그런데 어느 날 같은 과의 스페인 친구가 내가 양치하는 것을 보더니 황당해하면서 뭐하냐고 묻던 기억이 난다. 누군가 그랬는데, 독일의 공공장소 세면대에서 양치를 하는 것은 세면대에서 발을 닦는 것과 같은 수준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그 뒤론 양치를 하지 않고 민트를 씹거나 가글을 한다.
2. 발표나 세미나가 끝나면 책상을 두드린다.
일반적으로 박수를 치는 우리나라와 달리, 독일에서는 강의를 마치고 나서 또는 학술 관련 발표나 세미나가 끝나면 주먹을 쥐고 책상을 가볍게 두드린다.
3. 학교에 정수기가 없다. 대신 학생들은 화장실 세면대의 물을 떠 마신다(!)
나는 아직도 비위가 상해 화장실 세면대의 물은 마시지 못하고 차라리 사먹고 만다. 아무래도 볼일을 보고 나와서 손을 씻는 곳인데, 물이 나오는 입구가 터치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생각한다. 학교에 정수기가 없는 이유는 아마 학비나 세금으로는 도저히 충당되지 않기 때문일까?
4. 도서관 안에 가방을 들고 들어갈 수 없다.
입구에 비치되어 있는 사물함에 가방을 넣고 물품들은 학교에서 정해놓은 바구니(?)에 넣어 출입해야 한다. 말 그대로 장바구니처럼 생겼다. 아마 테러 위험 등에 대비하기 위해 가방 소지를 금지하는 것 같다.
저녁이면 이렇게 사물함 위에 쌓여가는 바구니들을 볼 수 있다.
5. 비가 와도 우산을 쓰지 않는다.
독일 정착 전, 대학교에서 보내준 단기파견으로 독일에 올 기회가 있었다. 그때 가장 신기했던 점은 비가 와도 다들 우산을 쓰지 않는다는 거였다. 한번은 투어 가이드에게 왜 대부분 우산을 쓰지 않느냐고 물었는데, 유러피안들은 강하기 때문이라는 조크만 들었다. 내가 살고있는 도시도 북부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날이 궂고 비가 자주 온다. 런던과 같은 날씨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그런데 우산 쓰는 사람들이 별로 없다. (그래서 독일인들 중에 탈모가 많나) 경험상, 비가 오락가락 하는 날씨다 보니 우산을 갖고 다니는 게 귀찮아서?인 것 같다. 다들 모자가 있는 겉옷, 바람막이를 입고 다니다 비가 오면 모자를 뒤집어 쓰기만 하고 끝이다.
6. 사우나가 남녀 혼용이다.
그리고 사우나에 들어갈 땐 옷을 걸치고 들어가면 안되고 나체로 들어가야 한다. 나는 아무래도 익숙치가 않아서 큰 타올로 몸을 감쌌었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타올을 깔고 앉는 용도로만 사용한다. (나는 친구 따라 한번 가보고 도저히 익숙해지지가 않아서 그 다음부터는 사우나에 가지 않았다......)
7.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
중증 환자가 아니면 대개 마스크를 쓰지 않기 때문에, 마스크를 쓰면 시선 집중이 된다. 마스크를 쓰고 돌아다니면 수상한 사람으로 보여 경찰이 검문하는 경우도 있다 '카더라'. 나도 여기에서 살면서 마스크를 쓴 사람을 한번도 못봤다. 코로나 폐렴이 확산되고 있고 독일에서도 확진자가 나왔지만 마스크 이용할 생각은 하고 있지 않다.
* 심지어 지금이 시험 기간이다! ^_ㅠ (대부분의 겨울학기는 10월 중순에 개강한다.)
통계 시험 2주 남았다. 죽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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