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달부터 인턴십을 하게 될 기관으로부터 Pension insurance number와 Income tax ID를 알려달라는 메일이 왔다. 독일어로는 각각 Deutsche Rentenverischerung과 Steuer-ID(Identifikation)이다. 구글에 Rentenverischerung이라고 검색하면 동네에 있는 기관 주소가 바로 뜬다.
요즘은 할 수 있는 데까지는 독일어를 쓰려고 노력하는 중이라, 창구 직원분에게 "Ich möchte Rentenverischerung haben"이라고 말했다. bekommen이 더 상황에 맞는 말이려나? 신분증을 보여드리고 잠깐 대기하라는 말에 20분 정도 기다린 것 같다. 프라우 킴! 나를 부른 직원분께 가서 미니잡 때문에 발급 받으러 왔다 설명드리고 번호가 적힌 종이를 받을 수 있었다.
오늘은 Ausländerbüro에 가서 Steuer-ID를 받아왔다. 생각보다 발급 과정이 심플하고 빨라서 놀랐다. 번호표 뽑고, 대기하고 종이를 발급받는 것까지 총 10분이 안걸렸다. 다른 블로그에서 온라인이 아닌 현장 발급을 받으려면 9유로 정도 든다고 봤는데, 나는 그런 말 없이 그냥 ID 번호가 기재되어 있는 종이를 받았다. 당연히 돈을 내야될 거라 생각해서 종이를 받아들고 잠깐 멈칫해 있었다. 어예 돈 굳었다!
사실 이 서류 외에도 제출할 게 굉장히 많다. 그래서 오늘 아우슬랜더 뿐만 아니라 TK에 가서 보험 납입 증명서도 받아왔다. TK 직원분도 어떤 걸 위해 필요하냐고 물어보신 걸로 보아 베샤이니궁에도 여러 형식이 존재하는 것 같다. TK는 온라인 신청을 해놨는데 아직도 편지를 못받았다.
재학 증명서(Immatrikulationsbescheinigung) 외에 여권 복사본 등등 제출해야 할 서류가 15개나 된다. 반 정도는 위와 같이 일을 하기 위해 필요한 서류고, 나머지는 기관 내 regulation과 data confidentiality 등 개인 정보와 서명이 필요한 서류들이다.
엊그저께 앞으로 전체적인 계획을 확인해보기 위한 스카이프 미팅을 했었다. 미래의 슈퍼바이저들은 정말 친절하다. 논문을 쓰기 전에 내가 다뤄보지 못한 기술을 익힐 필요가 있어서 그들이 인턴십을 권유해 온 건데, 사실 유급 인턴일 거라고는 예상도 못했다. 이전까지 총 세번의 인턴을 해봤지만 유급 인턴은 딱 한번 뿐이었다. 나머지는 석사 과정에서 정해진 시간 동안 필수로 해야하는 인턴이었기에 돈을 받을 수가 없었다. 물론 원래 독일에서도 유급 인턴은 거의 없다고 들었다.
뭐 아무튼 잘된 일이다. 어차피 비자를 또 연장할 생각이고 그러려면 돈이 필요하니까, 다달이 몇백 유로 이상 저금하려고 생각하던 차였다. 심지어 일을 구하려고 그 도시의 job finding 관련 페이스북 그룹에도 가입했었다. 만약 운좋게 주말 미니잡 하나 더 하면 정말 좋을 것 같은데, 일단 어떻게 될지는 두고 보자. 논문 준비가 생각보다 버거울지도 몰라.
여기선 Ries Waffeln이라는 고급진 명칭을 갖고 있지만, 이건 그냥 말그대로 뻥튀기 과자다. 이사 계획 때문에 요즘 소비를 꽉 졸라매고 있는데, 오늘은 달다구리가 먹고 싶어서 저렴한 간식을 준비했다. 뻥과자랑 아이스크림이랑 합해서 1유로 7센트 밖에 안한다. 저 통 아이스크림은 0.99유로로 저렴해서 애정하는 간식 중 하나. 바닐라보단 초콜릿 맛이 더 맛있다.
이사 가기 전에 플랫메이트들한테 음식을 해줘야할텐데 뭘 할까 고민하다 비빔밥이랑 이런 간식 준비하면 되지 않을까 싶었다. 베지테리언은 없으니까 그냥 소고기 달달 볶아서 숙주 나물, 로메인 잘게 찢은 거, 버섯이랑 같이 토핑한 다음에 계란 후라이 얹고 고추장 또는 간장 소스랑 참기름까지 하면 얘네도 싫어할 수는 없지 않을까? 싫어한다면 내가 다 먹을께...
그리고 오늘 주말에 주문한 책이 왔다! 지인의 추천으로 구매한 저자 리차드 파인만의 '여섯 가지 이야기'이다.
나는 중학교 때 물리 선생님을 정말 싫어했는데, 그 선생님이 매번 나를 가르키며 놀려댔기 때문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제자가 귀여운 마음에 그랬나보다 싶지만, 사춘기일 때여서 그렇게 교실에서 나에게 집중되는 그 분위기를 싫어했다. 글서 자연스럽게 물리 과목에 치를 떨게 됐다. 생물 과목은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문과로 가면서 과학과 멀어졌고 다시는 물리를 접할 일이 없을 줄 알았는데, 어느 순간부터 열역학이라던가 관련된 영상과 일화를 들으면서 좀 더 물리에 대해 알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물리학에서 보여지는 이론들이 다른 학문에도 포괄적으로 적용되는 것이 신기했다. 거시적인 면과 미시적인 면에 관해서 관찰 방법을 달리한다는 것도 어떻게 생각해보면 당연한 건데, 양자 역학과 열역학의 입장에서 보면 또 새롭다. 세상의 이치에 근접하기 위해 존재하는 학문이 물리가 아닐까 싶다.
오늘 받아서 몇 페이지 잠깐 읽어봤지만 기술한 내용이 그렇게 어렵지만은 않았다. 시간 날 때마다 틈틈히 읽어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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