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생산적인 일을 하지 못하고 있어서 그런지 뭔가 만들어내는 것에 집착하게 되는 것 같다. 영상 편집에 아예 문외한이었을 때는 그저 다가가지 못할 영역 정도로 생각했다. 저런 건 재능이 있거나 손기술이 있어야 된다고 한계를 그어버렸으니까. 그런데 그냥 지인들과 재밌게 즐기려고 시작한 편집이 이제 취미로 자리 잡았다.
처음 만들어 본 영상은 1분 52초 짜리였다. 그런데 저 2분도 안되는 영상을 만드는 데 6시간 정도가 걸렸었다. 겨우 한두달 정도 전에 만든 영상인데도 지금 다시 보면 굉장한 엉성함이 느껴진다. 그렇다고 지금은 편집을 잘하는 건 또 아니다ㅎㅎ.
논문에 실릴 피규어를 만들기 위해 어도비 포토샵을 한달 정도 무료로 사용한 적이 있었는데, 생각보다 체험판이 유용했었다. 그 기억을 살려 프리미어 프로 한달 무료 체험판을 사용했다. 그리고 아무래도 같은 어도비에서 나온 프로그램이니 어느 정도 비슷할 것 같았다. 다른 편집 프로그램은 고려한 적이 없었다. 키네 마스터를 직접 사용해본 적은 없지만, 사용법을 알아보니 아무래도 디테일한 편집은 어려울 것 같았다 (초보임에도 단순한 편집은 하기 싫었던 나). 파이널 컷은 OS 운영체제 전용 프로그램이니까 해당이 안되고. 프리미어 프로 무료 강좌는 유튜브에 정말 많았기에 이걸로 해보자 생각했다.
프리미어 프로를 배워본 적이 없었으니까 인터넷으로 찾아보면서 독학했다. 요즘은 유튜브 검색을 하면 알짜배기 정보가 차고도 넘친다. 좋은 세상이다. 몇년 전 생일 선물로 받은 1TB 외장 하드가 없었더라면 영상 녹화할 생각도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내가 지금 또 실험 때문에 너무 바빴더라면 편집을 배울 생각도 못했겠지.. 이러저러하게 그냥 잘 흘러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영상 편집하는 과정과 지인들이 보이는 반응이 너무 재밌기도 하고.
9월 말부터 편집하고 업로드 한 영상들이 벌써 18개가 되었다. 물론 엄청 잘 짜여지게 만들어졌거나 긴 영상이 아니라 짜투리로, 또 재미로 만드는 영상이긴 하지만 이 작업이 그나마 낙이 되었다고 해야하나. 얼마 전엔 50분짜리 영상을 각 13분짜리 두 개의 영상으로 편집했는데 진짜 힘들었다. 편집자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작업 과정은 이렇다. 게임 한 판에 30~40분 정도가 소요된다. 한 판씩 따로 녹화해둔다 (녹화 프로그램은 OBS 사용). 4k 영상이라 무거워서 편집하기 힘들어지니, 각 영상의 프록시를 만들어 연결해두고 편집을 시작한다. 영상을 슬슬 넘겨가며 웃음소리가 유난히 큰 장면들을 선별한다. 재밌으면 그 부분들을 잘라 모아둔다. 모아둔 장면들에 자막을 쓰고 효과음이나 짤들을 붙여넣는다. 친한 사람들이랑 게임을 하면 재밌는 장면들이 자주 나오는 것 같다. 솔직히 영상을 녹화해야겠다 생각한 것도 너무 재밌어서 기억해두고 싶은 마음이 먼저였다. 언제 또 바빠져 소홀해질지 모르겠지만 지금까지는 재밌게 영상들을 편집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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