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처음 진행되는 홈스탠드라고 다들 티켓도 사고 기대를 많이 했을텐데, 코로나19로 인해 3월에 예정되었던 모든 경기 일정이 취소되고 말았다.
안 그래도 서울에서 홈스탠드 하면 시간대 때문에 미국 내 시청자들 줄어들테니까, 내년엔 로테이션 폐지하는 거 아니냐... 라는 이야기도 있었는데 이렇게 현실이 될 줄은 몰랐다. 물론 이건 재난 상황이기 때문에 다른 얘기지만은, 너넨 시즌 2까지 편하게 즐겼으니 우리도 황금 시간대 누려보자! 했는데 물거품이 되어버린 것이다. (물론 황금 시간대란 건 나에겐 해당되지 않는 이야기지만) 중대한 사안이라 누구를 탓할 수도 없고. 그저 팬들만 안타깝게 되었다.
나도 사실 여러 홈스탠드를 돌아다니면서 경기하는 방식이 달갑지는 않다. 대서양/태평양 팀들을 한꺼번에 볼 수 없다는 사실로 흥미가 이래저래 많이 떨어졌다. 한날 다른 장소에서 진행되는 일도 있기에 그에 따른 딜레이나 미흡한 대처가 생길 수 있다는 것도 그렇고. 물론 각 나라에 있는 팬들이 쉽게 직관을 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마저도 이렇게 무너진 판에...
올해는 플랫폼도 그렇고 너무 한꺼번에 바뀌는 게 많았는데도 정확한 정보를 제대로 알기가 힘들다. 오버워치 리그를 존속하고 싶다면 주 타켓층 뿐만 아니라 게임 자체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도 쉬운 정보 전달이 필요할텐데 말이다.
토요일은 너무 바빠서 경기를 볼 수 없었다. 어제는 워싱턴 저스티스 홈스탠스에서 세 경기가 진행되었는데 뉴욕 엑셀시어와 휴스턴 아웃로즈 경기를 조금 보고 뻗어버렸다. 이제 나는 12시 이내로 잠드는 게 습관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래도 명장면은 보고 잘 수 있어서 좋았다.
바로 이 장면, 석양을 저지하는 마노의 돌진.
그런데 이 멋들어진 돌진에 감탄하고 있는 사이,
메코의 자폭이 뒤이어 바로 치고 들어와 뉴욕의 딜힐러인 새별비와 아나모가 죽게 된다.
추가 시간이 20초도 남아있지 않았던 상태. 이 기세를 이어 휴스턴이 거점을 밟아야했고 그렇지 않으면 2세트를 바로 지게 될 것이었다. 마노는 옵저버 시야 밖에서 대지 분쇄를 써버리고 메코에게 죽었고 꽤나 휴스턴에게 승산이 있는 상황이 만들어졌었다.
그런데 후아유가 던진 눈보라에 균열이 생겨 잭세부터 차례차례 휴스턴 팀원들이 죽어나갔고 뉴욕이 승리하게 되었다. 이게 다 20초 안에 일어난 일들이다. 휴스턴 입장에서는 뼈아픈 실책이었을 것이다.
세 세트가 끝나고 결과는 뉴욕의 대승.
그런데 무엇보다 내 눈을 의심케 하는 결과가 있었으니. 전날에 필퓨가 뉴욕을 이겼다...? 심지어 지금 순위표를 보면 퓨전이 1위이다. 퓨전 밑의 밴쿠버, 쇼크, 뉴욕이라니 정말 낯선 광경이 아닐 수 없다. 왜냐하면 이 세 팀은 작년에 엎치락 뒤치락하며 우승컵을 노리던 삼대장이기 때문이다. 그에 비해 필퓨는 약팀이었는데 언제 이렇게 바뀌어 버린 걸까?
다시 보기로 토론토 디파이언트와 필라델피아 퓨전의 경기를 봤다. 팀원이 바뀌어서 그런지 틈이 잘 보이지 않는 경기를 소화해내는 것처럼 보인다. 특히 딜러인 카르페의 활약이 빛났다. 원거리에 있는 적의 헤드도 명중시키는데, 그게 그냥 먼 거리가 아니라 저기까지 딜이 들어갈까? 하는 거리였다. 그 외에 팀합도 매우 잘맞았고 사도의 라인도 훌륭했다. 사도는 대리라서 그닥 좋아하는 리거는 아니지만 칭찬할만한 플레이였다. 토론토의 어질리티 겐지도 중요할 때 빛을 발했지만 전제척으로 퓨전한테 조금씩 밀리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하지만 두 세트가 끝난 후 토론토는 다시 집중력을 찾았고 네번째 세트에서 6점까지 따내는 집념을 보였다. 2-2 세트 동점의 상황. 퍼즈가 걸렸을 때를 제외하고 이번 시즌 가장 오랜 시간 진행된 경기가 아닐까 싶다. 마지막 거점 쟁탈 첫 세트에서도 99%-99%를 다투었었던 만큼 치열하고도 치열했다. 마지막의 마지막 세트는 토론토의 실책이 아쉬웠다. 마지막까지 결과를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아슬아슬했기 때문에 라이브로 봤으면 정말 재밌을 뻔 했다.
루시우를 플레이한 필퓨의 퍼니아스트로Funnyastro 선수가 경기 직후 인터뷰를 했다. 코치가 말한대로 스크림 할 때처럼 했다고 한다. 특히 코치가 개별적으로 집중을 많이 쏟아줘서 실수를 고쳐나가는 게 쉬웠다고. 정말로 비트 타이밍이 기가 막혔던 선수였다.
런던과 워싱턴 경기도 어마어마했다고 한다. 워싱턴이 역스윕을 당했다고... 이 경기는 내일 이어서 보기로.
아 참 그리고 궁금한 점 하나.
오버워치 리그 유튜버 채널 관리자는 왜 이 토토쟁이를 밴하지 않는 것인가? 난 보일 때마다 신고를 먹이는데도 조용해지는 꼴을 못봤다. 시간차를 두면서 똑같은 문구를 계속 채팅창에 띄우는데 의심도 하지 않는 건가.
관리자는 보씨요. 다음에도 채팅창에 광고글 보이면 저 계정은 죽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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