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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왓챠플레이] 내 기준엔 넷플릭스보다 나은 스트리밍 서비스

 

 해외에서 살 때 가장 불만족스러운 것 중 하나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대로 이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그 동안 SoftEther라는 vpn을 써왔다. 오픈 소스이기 때문에 과금이 필요없고 속도도 꽤 괜찮은 편이다. 친구와 영화를 볼 때도 나는 한국어로 듣고 친구는 자국 언어의 자막으로 영화를 볼 수 있는 점이 좋았다. 

 

 저번달까지는 넷플릭스 품앗이를 통해 영화나 드라마들을 봐왔는데, 여자처자한 상황으로 지속할 수 없게 되었다. 마침 영화를 보기엔 왓챠 플레이가 괜찮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용해보기로 했다. 

 


 

 첫 이용자에겐 2주간 무료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나는 3개월에 한번 정산하는 베이직 이용권을 결제했다. 한달씩 결제하는 것보다 900원이 할인된다.  

 

 

 일단 pc에서 구동은 잘 되는 편이다. 하지만 어플로 이용하려면 또 모바일용 vpn이 필요하다.

 

 왓챠의 치명적 단점 - 한국에서만 이용 가능하다는 것. 모바일로도 이용하기 위해 ProtonVpn을 찾아 깔았다. 이 어플은 무료로 이용 가능하고, 또 사용자의 정보를 수집하지 않는다고 해서 선택했다. 

 

 

 

 

 굳이 어플을 또 깔았던 이유는 다운로드 한 영상을 오프라인에서도 볼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vpn 없이는 어플이 실행되지 않으니, 어플을 열 때 데이터나 와이파이를 이용한 vpn 연결이 필요하다. vpn을 끄고서도 왓챠 플레이가 계속 실행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안된다. 그래서 어플을 지웠다...ㅠㅠ). 넷플릭스보단 다운로드가 수월한 것 같다. 

 

 

 여기서 또 다른 문제점이 생긴다. 성인 인증이 불가한 것이다. 외국에 사는 성인들은 어떻게 인증하라고 다들 모바일 인증만 고집하시는 거죠. 아이피와 공인 인증서 다음으로 제일 귀찮은 존재다. 일단 1:1 문의로 질문을 보내놓긴 했는데 그 외에 방법이 없다면 어쩔 수 없다. 내가 좋아하는 박찬욱 감독 영화는 거의 다 19금인데...

 

(+ 2/18일 기준으로 이 나이 먹고 엄마한테 부탁해서 엄마 명의로... 성인 인증을 받았다. 민망행)

 

 

 

 

 하지만 잠깐만 둘러봤음에도 왓챠 플레이가 좋은 점은 일단 고전 명작이 많다는 것이다! 쉰들러 리스트도 있고 심지어 아비장전도 있다. 사견이기는 하나 일단 컨텐츠에서 작품 스펙트럼이 월등히 넓다. 한국 예능도 꽤 있는 것 같고, 일본 영화나 홍콩 영화가 넷플릭스에 비해 훨씬 많다고 느껴진다. 그리고 일단 한눈에 봐도 내가 좋아하는 영화가 훨씬 많다.

 

 화질이나 음질이 넷플릭스에 비해 떨어진다는 몇몇 의견도 봤는데, 일단 잠깐 본 바로는 그닥 차이가 없다. 베이직 이용권은 울트라 hd를 감상할 수 없지만 그래도 화질은 괜찮았다. 음질도 좋았다. 

 

 

 

 

 왜 다들 그런 경험 있지 않은가. 스크롤을 내리고 내리다가 결국 뭘 볼지 결정을 못하고 창을 닫았던 기억. '스크롤을 하기 위해' 넷플릭스를 결제했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뭘 봐야 할지 감이 오지 않는 것이 넷플릭스 리스트였다.

 

 그러나 왓챠는 개인 취향을 분석하는 알고리즘이 있어 영상을 선택하기까지 오래 걸리지 않는 편이다. 왓챠 플레이를 제대로 시작하기 전에 15개의 영화나 예능, 드라마 등에 별점을 주게 되어있는데 그걸 취합해 추천 리스트를 보여준다.  

 

 

부처님 급의 아량이 아니고 5점 받을만한 영화에만 별점을 매겨서 이렇다.

 

 미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오리지널 시리즈를 만드는 넷플릭스가 더 나을 것이다. 나는 드라마보단 영화를 선호하는 편이다. 시리즈물은 진득히 못 보는 사람이라 한국 드라마도 끝까지 본 게 별로 없다. 길게 이어지는 스토리를 보고 있자면 시간을 낭비하는 느낌이 든다. 물론 내 경우에 한해서 말이다.

 

 특히 미국 감성은 나와 맞지 않다. 10대 때 미드가 한창 붐을 일으킬 때가 있었다. 그레이 아나토미부터 프리즌 브레이크, 하우스, 섹스 앤 더 시티 등? 그런데 하나도 본 게 없다. 이 정도면 얼마나 미드를 안 보는지 감이 올 것이다. 

 

 본인의 취향을 감안해서 넷플릭스와 왓챠 플레이, 두 선택지 중 자신과 잘 맞는 하나를 고르길 바란다!

 


 

+) 여담으로 중학생 때 봤던 쉰들러 리스트를 보며 글 작성 중인데 정말 끔찍하다. 예전에 봤을 때는 이런 내용을 보고 바로 잊어버렸나 싶을 정도로 무자비한 장면들이 나온다. 독일에 살고 있으니 예전에 봤을 때와는 또 다른 느낌. 시간이 날 때 리뷰를 써봐야겠다. 

 

++) 무료 이용 기간이 끝난 후에도 여전히 왓챠를 이용하고 있다. 10개월 간 사용하고 난 후기는... 역시 왓챠다. 솔직히 VPN 이용하는 게 귀찮아서 엄청 자주 이용하지는 않는다 (왓챠 관계자님 이 글을 보게 된다면 해외에서도 이용 가능하게 해줘요). 또 넷플릭스는 동생이 결제하는 계정을 쉐어해줘서 쓰고 있긴 하지만, 영화를 보고 싶을 때는 왓챠를 이용한다. 

 

아 그리고 무엇보다 이제 해리포터를 볼 수 있는데~~~~ 무슨 말이 더 필요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