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자가격리(?)를 하게 되면서 그나마 낙이 있다면 택배를 받는 것이다. 물론 정말 필요한 물품들만 사는 중이긴 하다. 아마존에서 신라면 한 박스를 시켰으며 무료함을 달래줄 피포페인팅, 그리고 렌즈를 구입했다. 와중, 저번 주 수요일(18일)에 주문했던 한국 음식이 도착했다!
독일 유학생 네트워크에서도 요즘 종종 입소문을 타고 있는 다와요(Dawayo) 온라인 매장 첫 이용을 해봤다. 한독몰은 재작년 크리스마스 때 주문을 했다가 취소를 한 경험이 있다. 하루 늦게 주문한 탓에, 크리스마스 이후로 배송된다는 소식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 외 K몰이나 다른 일본 온라인 마켓은 이용해본 적이 없다. 그러나 요즘 들리는 소문으로 한독몰에서는 주문 폭주로 인해 배송이 늦어지고 있다고 한다. 10일 정도가 소요된다고.
물론 다와요도 꼬박 일주일이 걸렸으니 그렇게 배송이 빠른 편은 아니다. 하지만 냉장/냉동 제품이 포함되어 있다면, 품질과 신선도 유지를 위해 목~금요일에는 제품을 발송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수요일 전에 주문한다면 그 주 내로 오지 않을까 추측해본다.
게다가 이사한 후 계좌 번호를 바꿔 페이팔 연동이 아직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직접 은행 계좌이체를 해야했다. 입금 확인이 되었다는 알림은 오후 6시(독일 기준)가 넘은 시간에 메일로 발송됐다. 아무래도 5.30유로라는 어마어마한 배송비가 붙기 때문에 쉽게 주문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익스프레스가 아니라 일반 배송이다!! 그래서 나도 고민을 했었지만 에라이, 갇혀있는데 먹기라도 잘 먹자 해서 눈을 질끈 감고 구매해버렸다.
생일 전에 미역국을 해먹고 싶어서 미역도 같이 주문을 했는데, 배송이 늦어지기에 따로 구입을 했다. 미역만 따로 취소할 수 없냐고 문의를 넣어 봤지만 이미 포장 리스트를 뽑아 현장 직원에게 전달된 상태이기에 힘들 것 같다는 답변이 왔다. 앞으로 미역국을 굉장히 자주 먹게 될 것 같다... (어제도 미역국 끓여 먹음)
오후 1시. 창밖으로 UPS 트럭이 보였고, 딩동 소리와 함께 헐레벌떡 뛰어나가 현관문을 열었다. 박스를 열자 보냉을 위한 스티로폼 박스가 또 나왔다. 약간 과대포장이라는 생각을 떨친 순 없었지만 뭐, 제품이 변질되지만 않는다면야.
상자를 열자마자 보이는 소내장 전골과 창란젓, 자른 미역
그리고 1+1으로 팔고 있었던 왕찐빵(크기는 왕찐빵이 아니던데)
나중에 확인해보니 정확히 언제, 어디로 배송이 되었는지에 대해서도 메일이 와 있었다.
택배가 왔는데 바로 먹어보지 않으면 섭섭하겠지. 택배를 기다리느라 아침 점심도 거른 상태였기 때문에 실온에서 전골팩을 10분 정도 놔두고, 바로 뜯어 끓여보았다.
살얼음이 끼어 있기 때문에 얼핏 보면 중량이 적어보이지만, 막상 끓이면 국물이 생겨 꽤 그럴듯한 내장탕이 된다. 저 한 팩을 다 넣은 건 아니고 아주 살짝 덜어 냉동고에 보관해놨다. 너무 맛있으면 또 생각날 것 같잖아.
맛은 너무 기대하지 않는 게 좋겠다. 아무래도 한번 얼었던 제품이기 때문에 깔끔한 맛이 나진 않는다. 간은 싱겁게 먹는 나의 입맛에 적절한 것 같고, 내장탕에 기름기가 거의 없다고 생각하면 된다. 좀 더 얼큰하고 기름진 내장탕이 먹고 싶다면 끓이기 전에 고춧가루를 기름에 볶아 고추기름을 내는 게 나을 것이다. 다진 마늘도 조금 더 투하하고.
그래도 오랜만에 먹는 소내장은 쫄깃쫄깃하고 맛있었다. 어렸을 때 부모님이 데려가던 신라 해장국이 생각났다. 그곳에서 파는 선지 해장국도 맛있었지만 내장탕이 훨씬 맛있었던 기억이 난다.
배송비가 너무 비싸 자주 주문하진 못하겠지만 특별한 날에 주문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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