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가면 꼭 찾게 되는 장소가 있는데 바로 그 지역의 빈티지샵이다. 빈티지샵에서 어떤 종류든 옷을 사야만 정말 여행을 간 것 같은 느낌이 난다. 사실 패션에 그렇게 관심이 많은 편도 아니다. 구태여 필요하다고 느끼지 않기 때문에 네다섯 달에 한 번 정도 옷을 산다. 그런 나도 세월에 따라 어느 정도 스타일이 굳혀지게 되었다. 그냥 빈티지스러운 색감과 어벙벙한 핏이 좋아서 빈티지 스타일을 좋아한다.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그러나 실제론 세번 정도의 구매 기록만 있는) 빈티지샵인 VintageGoereBerlin. 올해 초에 발굴한 곳인데 어떤 경로로 알아냈는지는 가물가물하다. 아무래도 인스타그램을 통해 알아냈던 것 같다.
www.etsy.com/shop/VintageGoereBerlin
가격대도 다른 빈티지샵에 비해서 약간 낮은 편이다. 한국에서 찾았을 때도 세컨핸드샵에서 판매하는 옷들은 왜 그렇게 비싸던지, 그림의 떡이었다. 물론 이곳도 저렴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상대적으로 그렇다는 얘기다. 이번에 산 스웨터 가격은 배송비까지 다 해서 40유로였다. 몇 개월 전에 샀던 가디건과 점퍼도 40유로였고.
판매자인 Norma의 대처도 빨라서 참 좋았다. 스웨터 하나를 구매하고 바로 몇 시간 뒤에 더 마음에 드는 스웨터가 업데이트 되었길래 환불 요청을 했는데 금방 처리했다는 메세지를 받았다.
택배 받는 일은 늘 즐겁지만 기분이 더 좋은 이유가 있다.
택배 상자를 열면 옷은 종이로 꼼꼼하게 포장되어 있고 빈티지스러운 노끈으로 묶여져 있다. 그리고 상품을 구매해줘서 고맙다는 메세지가 적힌 엽서가 그 사이에 끼워져 있다. 저번엔 독일어로 문의해서 그런지 독일어로 메세지가 왔고, 이번엔 영어로 왔다. 마치 친구에게 선물을 받는 것 같다. 이런 감성 마케팅이라면 얼마든지 좋아. 비닐 포장이 아니라서 환경적인 측면을 고려한다는 느낌도 받았다. 내 친구는 사진을 보곤 꼭 부엉이가 안겨줄 것만 같은 특이한 포장이라고 말했다.
스웨터는 엄청 두꺼웠고 내가 딱 좋아하는 벙벙한 핏이여서 마음에 쏙 들었다. 예전에 티모시 샬라메가 이 샵을 애용한다는 글을 어디선가 본 기억이 있던 것 같은데 다시 찾아보니 없다. 뭐지ㅋㅋㅋ 예전에 산 가디건은 쌀쌀해지고 나서 다시 개시했었는데, 어느 날 버스를 기다리다가 한 여자분이 그 가디건은 어디서 샀냐며 (슌 하다고) 묻기도 했었다. 울엄마는 왜 옷을 그렇게 입냐며 내가 옷 입는 스타일을 엄청 싫어했지만ㅎㅎ 아무튼 니트류에서 실패한 적도 없어서 앞으로도 애용하게 될 곳임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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